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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신앙 탐구

성 미로 (Άγιον Μύρον) 축성식

약 10년 주기로 성 대 목요일에 세계 각지에서 콘스탄티노플로 모인 총대주교들과 대주교들이 성 미로 (Άγιον Μύρον) 축성식을 거행한다.

 

성 미로 (Άγιον Μύρον) 축성식


성 대 목요일에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터키 이스탄불) 세계 총대주교청의 성당에서 성 미로의 축성식이 거행됩니다. 정교회는 세례성사와 함께 거행되는 견진성사에서 성 미로를 사용하는 전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견진성사를 거행하면서 주교나 사제는 새로 세례를 받은 사람에게 이마, 눈, 코, 입, 귀, 가슴, 손, 발에 십자 모양으로 성 미로를 바르면서, “성령께서 주신 선물의 날인입니다”라고 반복해 말합니다.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 세례자는 이렇게 견진성사에서 성 미로를 통해 성령을 자신 안에 받아들이게 되고, 자신의 몸은 성령께서 머무시는 거처가 됩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로는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이 하느님께부터 받은 성령이 계시는 성전이라는 것을 모르십니까?”(고린토 전 6,19)라고 반문했던 것입니다.

 

또한 새로 건축된 성당의 축성식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대주교가 성당을 축성하면서 성 제단과 성당의 몇 부분에 성 미로를 바르며 성령께서 성당에 영원히 거하시기를 또 성당에 들어오는 신자들을 축복해 주시기를 기원하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새 성당 축성식에서는 성찬예배에서 제단 위에 성작과 성반이 놓이게 될 '안티민시오'(주교가 축성한 성해(聖骸)가 들어 있는 네모난 천)도 성 미로로 축성됩니다. 

 

오순절 날, 모든 제자가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 모여 있었을 때, 성령께서 오셔서 그들을 하나로 묶어 놓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순절에 “이제 불혀를 나눠 주심으로써 우리를 일치하게 하셨나이다”라고 찬양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정교회의 모든 성당은 성 미로를 통해 성령을 받아 하나가 되기 때문에 콘스탄티노플에서 거행되는 성 미로 축성식에는 세계 각 지역의 총대주교들과 대주교들이 참석합니다. 이렇게 해서 축성되어 만들어진 성 미로는 세계 각국의 성당으로 분배됩니다.

성 미로의 축성식은 약 10년 주기로 콘스탄티노플 세계 총대주교청에서 거행됩니다.

 

성 미로에는 순수 올리브 기름과 40여 종의 식물에서 추출한 향료가 사용되는데, 이 향료들은 성령의 은총인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믿음, 온유, 절제”(갈라디아 6, 22) 등을 상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