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富)는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좋은 것인가요, 나쁜 것인가요?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
부(富) 그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모든 것은 부를 어떻게 쌓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즉, 부를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당하고 고된 노동을 통해 정직하게 부를 쌓는가, 아니면 사기나 횡령이나 남용 등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쌓는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또한, 획득한 부와 재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우리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는지, 아니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남들을 위해서도 사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부유한 사람이 재물 때문에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네 가지 주의 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1. 책임. 우리가 가진 모든 것에 대해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물이 적든 많든, 그것을 관리하고 지키는 청지기라고 생각합시다. 그리고 재물을 우리 자신을 위해서만 간직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사용하는 “좋은 청지기”가 됩시다.
2. 자유. 우리가 가진 것에 예속되지 말아야 합니다. 물건이나 재물은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어야 하지, 그것이 우리를 소유해서는 안 됩니다. 재물은 올바르게 쓰면 아주 유용한 수단이지만, 사람이 물질만능주의에 휩싸여 재물의 노예가 되면, 그것은 잔인한 폭군으로 변해버리기 때문입니다.
3. 정의. 재물을 쌓고 사용하는 방법이 정의로워야 합니다.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부는 정의로운 방법으로는 거의 획득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 부가 정의롭게 사용되는 것은 어떤 체계나 시스템에 달린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의로움에 달린 문제입니다. 아무리 공정한 체계가 마련된다고 해도, 사람들이 여전히 불의를 행하고 또 다른 사람들을 착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사랑. 사랑은, 경제적 문제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원천이 되고, 계급 간 투쟁을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사랑보다 더 신성한 것은 없다는 점입니다. 사랑의 신비는, 은총에 의해, 우리를 사람에서 신으로 변화시킵니다.